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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사회
탈북문학

'포 플라워' 제 17화

이지명 작가

글 | 신준식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포 플라워 (four flower)
-작가 소개-
 
이지명
 
전 북한작가
청진1사범대학 어문학부 통신대학 1985년 졸업.
작가동맹 현직 작가로 있다가 2003년 탈북 2004년 대한민국 입국
한국소설가협회회원,
 
Intro
북한망명작가 이지명의 장편소설 <포 플라워, four flower>.
2014년 11월 10일부터 뉴포커스에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연재에 앞서 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 소설은 김정은의 첫 사랑이었던 주인공 서재은의 복수를 통해 북한정권 내 실세들의 권력암투의 추악함과 독재정치의 비정함을 그려낸 소설입니다. 소설은 북한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과 실존 인물들에 기초해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단 김정일과 김정은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실명에서 조금씩 변형된 이름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가 있습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없는 불합리한 체제 속에서 사상과 노선에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은 도대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그려 보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 여주인공 서재은은 북한에서 살아가야 하는 가장 평범한 존재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자신의 첫 남자 김정은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녀가 복수를 이루어 내는 모든 과정을 저는 이 소설에서 그려가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북한의 현 정권 실세들이야말로 수천만 인민들의 몸과 영혼에 서식하는 기생충과도 같은 무리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불과 수십 킬로도 떨어져 있지 않은 저 휴전선 너머에서 벌어지는 참상과, 소위 ‘최고 존엄’이라 일컬어지는 존재의 실체와, 그 기이한 실체를 떠받치고 있는 이상한 집단의 진면목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북한으로부터의 망명 작가들만이 알 수 있고, 전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이곳의 독자들이 ‘인간’을, ‘인간의 삶’을. 그리고 ‘인간의 삶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사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피를 찍어 쓰는 심정으로 연재를 시작하는 장편소설 <포 플라워, four flower>에 독자 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0월 20일 부악문원에서 이지명
 
목차
1>상처의 반란
2>참정의 눈
3>대장 집 안방
4>무도의 총소리
5>허탈
6>마지막 진술
7>딸을 찾는 아비
8>충신의 내면
9>음모의 합작
10>서재은의 계략
11>군중반향
12>현송원의 마지막 인사
13>3인방의 힘
14>다섯 번째 핀 사화
15>안개의 유혹
16>아방궁의 총성
17>겉과 속
18>여자의 향기
19>3인방의 정체
20>응당한 피해자와 억울한 피해자
21>하늘에 던져진 발자취
22>두 여자
23>김원흥의 역습
24>시련의 언덕
25>반전의 여인
26>개들의 개싸움
27>사화 여섯 번째로 피다
 
<17>겉과 속
 
새벽하늘에 뭇별이 총총하다. 유성하나가 포물선을 그으며 곤두박질친다.
파티에서 본 바이올린연주자가 입술을 감쳐물고 떨어지는 유성을 바라보고 섰다. 언젠가 현심이 찾아왔던 그 건물의 옥상이다.
한 점 흩트리지 않은 자세지만 가슴엔 세찬 격랑이 이는 듯 그녀의 어깨가 바르르 떨린다.
드디어 눈물이 떨어졌다. 솟은 눈물이 볼과 턱을 거쳐 뚝뚝 앞섶을 적신다.
나이 지긋한 사내가 천천히 그녀의 뒤로 다가왔다. 어깨에 투박한 손을 걸쳐 놓을 때까지도 그녀는 부동으로 서 있기만 했다. 다가온 이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는 듯 그녀는 천천히 손을 올려 머리에 쓴 가면을 벗는다.
실리콘으로 만든 가면을 벗자 이외의 얼굴이 나타났다. 여자는 다름 아닌 서재은이었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고 나서 그녀는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겨우 참았습니다. 한달음에 달려가 목줄을 눌렀어야 했는데, 당부한 말씀이 있어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정계는 우리가 주도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겠지. 참길 잘했어. 한을 풀 기회는 곧 올 거야. 아직은 때가 아니거든”
“기회는 대체 언제 오는 겁니까?”
“무력을 쥐고 제멋대로 장난하는 최용회, 바로 그 자를 먼저 제거해야 돼. 오늘 파티에 네가 나간 것도 그걸 목표로 나간 것이고,”
“거기서 아버지가 사살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네가 그걸 알았다면 또 다른 일이 벌어졌겠지, 잘 참았어. 너는 역시 내가 생각했던 여 장부가 맞아. 이젠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어. 너의 친아버지 현심은 내게도 각별한 사람이었어. 둘도 없는 선배이자 친구였고, 어차피 살아남을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네가 있어 그 사람의 억울한 한이 구천을 떠돌지는 않겠지. 나 역시 오늘의 한을 꼭 되갚아 줄 거야.”
조연진은 으스러지게 서재은의 어깨를 잡아 쥔다.
재은은 흑, 느끼며 조연진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뜨거운 눈물이 사내의 가슴을 적셨다.
동지로 엮어진 자못 뜨거운 장면 같았지만 말하는 내내 조연진의 얼굴에는 이상야릇한 미소가 시종일관 어려 있었다.
이외였다. 마치 타인을 이용해 자기의 목적을 아주 멋지게 이루었을 때의 만족감이, 그리고 멋모르고 남의 장단에 춤을 추고도 되레 영웅이나 된 것처럼 우줄대는 어리석은 자를 보며 비웃는 표정이 전부 그 미소에 녹아 있는 듯싶었다.
만약 서재은이 그걸 제대로 봤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어두운 장소였고 설움과 살의로 엉킨 분노로 하여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했지만 조연진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침통했다. 서재은의 흔들리는 어깨를 다정히 쓸어 만지는 그의 손은 정녕 딸을 어르는 어버이의 따뜻한 손길 같았다.
서재은은 이내 자신을 수습했다. 울어봐야 얻어 쥘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문득 알아버린 사람처럼, 그녀는 손수건으로 눈물에 얼룩진 얼굴을 닦는다.
“언제면 그 자를 제거하죠?”
“그 자라면,”
“방금 말씀하신 최용회말입니다.”
“이제 총 정치국장 자리에서 밀려날 거야.”
“예? 왜요?”
“장승택을 제거하는데 앞장 선 인물이니까. 그만큼 커버린 거 아니겠어? 컸으면 잘라야지”
“그렇군요. 그래서 어젯밤 제가 나선 겁니까?”
“그래, 아마도 김정은은 첫 여자에 대한 감흥을 분명하게 되찾았을 거야. 그리고 선우향은 최용회의 사람이야. 그가 악단에 주선했고 은밀하게 만나기도 하지. 이제 기회는 바로 너에게서 산생됨을 잊지 말아.”
“알겠어요.”
서재은이 지그시 입술을 깨문다.
 
그 새벽에 김정은이 파티장을 빠져나와 급히 도착한 곳은 순안구역 중이동에 위치한 국가안전보위부의 비밀 아지트였다.
수시로 많은 사람들이 잡혀 들어갈 뿐 나올 줄 모르는 이곳에 그가 왜 찾아가는지 아직은 미지수다. 벌써 연락이 되어 새벽인데도 관계일꾼들이 모두 나와 김정은을 영접했다.
깡마르게 생긴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흥의 얼굴도 보였다. 차에서 내린 김정은은 부장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왕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음장치가 된 영접실 의자에 앉자마자 던진 김원흥의 말이다.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단 둘만 만났다.
“내가 왜 왔는지 알고는 있소?”
“네, 김경화고모님 사건 때문이 아닙니까?”
“그것도 그렇고 최근 이상하게 돌아가는 정계의 동향과 대책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고,”
“알겠습니다.”
부장은 심중한 얼굴로 김정은 앞에 마주 앉으며 그가 꺼내 든 담배에 절컥 라이터를 켜 내민다. 한 모금 길게 연기를 빨아 내뿜는 김정은의 얼굴은 매우 무표정하다.
방금 전 사람을 사살한 살기가 벌써 몸에서 빠져나간 것인지, 아님 사람이 아닌 한 마리 벌레쯤 발로 밟아 죽인 기분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는 분명 인간고유의 감정자체를 모두 잃어버린 한 마리 짐승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긴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간단한 안주와 고급음료를 쟁반에 받쳐 든 여자가 나왔다.
김정은은 삐딱한 자세로 그것들을 상에 놓는 젊은 여자를 아니꼽게 바라본다. 여자가 까딱 무릎을 꿇어 보이며 물러가려 하자 김정은은 “너 이리와” 하고 불렀다.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 예쁘게 생긴 홍안의 여자다. 그녀가 흠칫 하며 서자 “손에 든 차 판은 내려놓고” 하고 김정은이 다시 이른다. 여자가 빈손으로 그 앞에 똑바로 선다.
“너 옷 벗어 봐.”
“넵”
어린 여자지만 아주 훈련이 잘 된 것 같다. 위에 걸친 엷은 블라우스를 얼른 벗어버린다.
브래지어만 남자 잠간 주춤하는데 김정은이 눈짓하자 그것까지 주저 없이 벗는다. 아담한 가슴을 이윽히 여겨보며 김정은은 그제야 기분이 좋은 듯 히죽이 웃는다.
“가서 술 한 병 가져와”
“알겠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여자는 벗은 채로 코냑 한 병을 갖고 와 정히 유리잔에 따른다.
마주앉은 김원흥앞의 잔까지 부어놓고 다소곳이 서서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데 김정은이 여자가 방금 부은 잔을 든다.
“이거 마셔, 단숨에”
“넷”
홍안의 여자는 마치 칩을 장착한 인형 같다. 독한 코냑을 물처럼 단숨에 마셔버린다.
“부어”
여자가 다시 술을 붓는다.
“이것까지 마셔보겠어?”
“넷 원수님께서 마시라면 마시겠습니다.”
“죽으라면 죽고?”
“넷”
“아래도 벗어, 몽땅”
“알았습니다.”
홀랑 벗은 여자는 그냥 부동자세로 서서 다음 지시를 기다린다.
얼굴을 살펴보아도 어색하다거나 부끄러워 스스로 물드는 연한 홍조마저 찾아볼 수 없다.
그 모양을 보며 김정은은 만족한 듯 껄껄 웃었다.
“그만 가봐”
벗어놓은 옷을 주어들고 여자가 나가자 김원흥도 껄껄 웃는다.
“그런 방법으로 충심을 떠보시는군요. 만족하십니까?”
“허허허 이제야 좀 속이 후련해지는군, 솔직히 아까 같아서는 눈에 보이는 모든 인간들을 다 도륙내고 싶었어. 아직까지 참정이라니, 이게 말이 돼?”
“그래도 아직은 응하는 척 하실 걸 그랬습니다. 현심이 독자적으로 거기에 나타난 건 아닐 텐데요.”
“뭐요?”
“그는 사실상 충신입니다. 지나온 날을 보면 그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보좌에 몰입한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이젠 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공백을 누구로 메우죠? 후풍이 걱정스럽습니다.”
“왜 겁이 나는가? 나의 아버진 집권 3년 만에 할아버지 쪽 사람들을 2만 명 이상 죽여 버렸어. 그랬기에 목숨이 질 때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같고”
“심화조 사건을 말씀하시는군요. 하지만 아버님에겐 허물 수 없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설사 2만이 아닌 20만을 죽여도 갖다 붙이면 합리화 되는 뚜렷한 명분이 있었구요.”
“그러면 내게는 그런 것이 없다는 말인가? 그 명분이라는 게 대체 뭐지?”
“힘이지요. 견고하게 받침 된 무적의 힘, 잘 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아버님께서는 그 견고한 지주를 형성하는데 20년 이상 품을 들였습니다. 새롭게 기반을 꾸리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지금 같은 방법으로는 든든치 못한 기반을 오히려 허무는 결과만 가져올 것입니다.”
“현심이란 늙은이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었던가?”
“아니지요. 그는 지금의 권력자들에게도 별로 호감이 없는 인물일 겁니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되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구나 손을 대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참정은 계속될 것입니다. 앞에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 예컨대 이제부터의 참정은 보이지 않게 아주 은밀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김정은은 비로소 섬뜩한 전율을 느낀 듯 으스스 어깨를 떨었다. 김원흥의 말은 그의 남모르는 고민과 약점을 너무 잘 꿰뚫은 적중한 말이었다.
집권한지 이제는 만 3년 세월이 지났다. 어지러운 정국이었다. 죽이고 죽고 벼르고 보이지 않는 칼은 지금도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내리찍을 기회만 노릴 것이었다.
수령이라 하지만 뭣하나 수령의 뜻대로 진행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초기에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번져 가고 있음은 충분히 감지했다.
백두혈통이라는 뿌리에 건 목숨이고 권력이지만 김정은은 그 백두혈통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방금 아버지의 전통과 명분을 김원흥이 거들었지만 아버지와는 달리 자신은 그 백두혈통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건 그의 외가 켠 때문이었다. 김정은도 내세울 수 없는 외가 켠 내력을 잘 알고 있다.
외조부인 고경문은 친일파였고 어머니인 고용희 역시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였다.
출신만이 아니었다.
이모인 고영숙은 1998년 스위스 김정은의 유학당시 뒷바라지를 하던 도중 유럽으로 탈출했고 외삼촌인 고동훈 역시 그해 말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김정일 가문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어느 때든 잡혀 생을 마칠 수 있다는 위구심으로 도주했음이 분명했다. 그럴 만도 했다.
김정은 자신도 느꼈지만 할아버지였던 김일성은 출신을 중요시 하는 완고한 늙은이였다.
그 자신이 직접 항일을 해본 일이 있기에 일본이라면 무조건 적대감을 갖는 스타일이기도하다.
김정은은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정을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불우한 손자이기도 했다.
그러한 설음은 김정출이나 김예정도 매한가지지만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출신 때문이었다.
고용희와 자녀들인 김정출, 김정은 김예정 세 남매는 할아버지가 사망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그 앞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숨어 살아야만 했다.
그것은 첩의 자식들이었던 세 남매의 비극이었다. 그런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김일성의 외모를 흉내 내고 소위 그 위업을 계승하려 정계에 등장한 김정은의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재일교포출신인 어머니의 내력을 갖고서는 이 나라의 통치기반인 백두혈통과 쌍벽을 이룰 수는 없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러한 반쪽짜리 혈통을 처음부터 김정은 자신이 의심해 본 것은 아니다.
죽으면서 남긴 김정일의 유서에는 친필로 직접 후계를 이룬 막내아들에게 써준 글이 있어 그것을 보고서야 알았다.
 
“가진 권력을 절대화, 신격화하려면 네 곁에 백두산줄기를 두지마라, 진짜 백두산혈통이 네 곁에 있으면 후지산줄기라고 트집을 잡힐 수 있는 너는 언젠가 권력을 잃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아버지의 임종을 지켰던 황병시가 직접 받아 그에게 넘겨주었었다.
황병시는 어머니와의 오랜 친분과 아버지의 각별한 신임에 의해 막내인 자신을 후계자로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김정은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황병시를 하수인으로가 아니라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일선에 내세워야 함을 폐부로 느끼고 있다. 그에게 어느 자리가 좋을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오늘 김원흥을 직접 찾아오게 된 것인지도 몰랐다.
이미 전에 점 찍히기도 했지만 조직부장 현심을 공개적으로 사살한 지금에 와서 김정은이 왜 자기를 직접 찾아왔는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김원흥으로서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곧 찾아올 거라는 예상을 벌써부터 해두고 있었다 해도 틀리는 말이 아니다.
진짜로 그 예상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음을 그는 지금 아주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를 위해 그는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했었다.
여호리별장에서 김정출의 허벅지에 맞은 총알은 사실 고모인 김경화가 쏜 것이 아니었다.
그럴 수 있음을 미리 예견하고 따로 저격수를 준비해 둔 사람이 바로 김원흥이다.
사격명수로 이름난 호위처장을 시켜 일을 저지르고 엄한 지령도 함께 주었다.
그 다음 고도로 신경이 팽팽해진 김경화의 방에 들어가게 만들고 그를 김경화가 쏜 총에 즉사하게 만들었다.
기실 김경화의 총에 빗맞았다 하더라도 그가 준비한 테러에서 호위처장의 목숨은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아직 그만이 아는 비밀이어야 했다. 문제는 김정출에게 있었다.
지금껏 (봉화조)라는 외화벌이조직을 만들고 나라안팎을 쏘다니며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소위 외국풍에 사는 그를 나라정치일선에 반드시 내세워야만 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김예정도 마찬가지였다. 약해지는 정치기반을 보강하는 의미로도 그와 같은 인사가 필요하다고 나름 생각했다. 그러자면 뭔가 파격적인 충격이 필요했다.
나약하다는 한 가지 이유로 김정일이 김정출을 제치고 동생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 후부터 그의 행보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김예정도 다를 바 없었다.
자랄 때부터 둘째오빠인 김정은에게서 별로 정을 느껴보지 못하고 산 누이였다.
정보다 늘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작은 오빠에게 이유 없이 수시로 당한 무지막지한 욕설과 폭행이었다.
김정은이 정권을 잡자 두 사람은 이제 자기들은 파도에 밀려난 쓸모없는 미역 꼬투리로 생각하고 울 밖에 나앉아 나름대로의 소일로 날과 달을 보냈다.
김원흥은 그런 그들을 보며 남다른 생각을 했다. 인척도 믿어서는 안 될 비정한 자리가 권력이라 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곁에 있는 것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은밀하게 준비한 것이 지금 아주 멋진 열매로 얼굴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을 정계에 끌어들인다고 해서 달라질 건 꼬물도 없다는 것을 그도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의 외로운 수령을 위해 무언가 큼직한 것을 해결한 공로자로서의 의젓한 모습을 김정은에게 각인시킬 필요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김원흥이 그간 이러한 생각으로 일을 추진시킨 것은 또 다른 하나의 장애물 때문이기도 했다. 그 사람이 바로 지금 인민군 총 정치국장으로 앉아 있는 최용회다.
그는 어느 모로 보나 철두철미한 백두산 줄기에 백두혈통이다. 아버지인 최현은 일찍이 김일성과 쌍벽을 이룬 항일의 참가자였고 나라가 선 이후에도 내내 한 전호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막역 전우였다. 이 사실은 누구도 부정 못한다.
이제 항일을 한 사람들은 모두 저세상에 갔고 남아 있는 사람은 몇이 안 된다.
나이가 들어 모두 집에서 소일로 세월을 보낸다. 어떻게 보면 항일의 후손으로 보란 듯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최용회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김원흥이나 황병시, 같은 사람들에게 분 바른 아녀자처럼 곱게 보일 순 없는 일이었다. 그건 아마 최용회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힘만 커진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제거의 칼을 뽑을 무시할 수 없는 구도였다.
이번 장승택사건과 관련해 김정은에게서 어느 정도 밀려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 또한 최용회였다. 아니 많이 밀렸다.
김원흥은 그걸 예리하게 감지해 냈다. 그건 그가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지금껏 김정은이 그를 삼촌으로까지 불렀다는 것은 그만큼 의존도가 컸다는 증거였지만 장승택이 처형된 지금은 그게 180도로 돌아섰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었다.
최용회는 이렇게 달리질 이후의 문제까지 미리 생각해 본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장승택이 없어지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었던 만큼 여러 사안을 깊이 따져보지 못하고 너무 성급히 일을 저지른 것 같았다. 그건 그의 그릇과도 관련되는 일이었다.
김원흥은 이런저런 문제들을 머릿속으로 굴리면서 작은 눈으로 이따금 김정은의 눈치를 살폈다.
“원수동지. 이제는 형님과 누이동생분도 정계에 입문하도록 조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어떻게 하는 소리요?”
“이미지도 있지 않습니까? 구조선시대왕국의 사례를 보면 견제해야 될 인물이겠지만 이제 원수동지의 입지도 완전자리를 잡은 상태고 해서 뭐 그렇게까지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 2년간 우리인민에게 각인된 경애하는 수령님은 바로 원수동지입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는 아니야 그런데 형이나 예정이가 그리 하겠다고 할까?”
“할 겁니다. 참 총상을 입었다는 소식은 들으셨지요?”
“여기 오면서 들었어. 고모는 어쩌면, 참”
“뭐 제정신으로 그리 했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입니다. 대신 다른 놈이 죽었으니까요.
아마도 이번 계기를 통해 형제분들도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했을 겁니다.
아무리 왕자라 해도 권력이 없으면 언제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을 겁니다. 원수동지께서 국가영수의 자리에 오르셨을 때 장부위원장의 위세를 믿고 고모에게 많이 의탁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래도 믿을 것은 형제라는 사실을 골수에 새겼을 것입니다.”
“됐어요. 한자리 할 의향이 있다면 하는 거고 안하겠다면 지금처럼 살라고 그러지, 보위부장은 최용회총국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정은이 듣기 거북한지 슬쩍 말을 돌린다. 김원흥은 한참 생각하다가 단도직입으로 말했다. 뜸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여긴 것 같았다. 물론 이건 자신의 견해라기보다 김정은의 내적 심중을 염두에 두고 뱉은 말이다.
“차기 총국장은 최용회가 아닌 황병시라고 전 생각합니다.”
“이유는?”
“원리가 그렇지 않습니까. 아버님 생존시 군을 좌우지 했던 이영후차수의 경우를 보십시오.
그 사람이 원수동지의 부임과 함께 자취를 감추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최용회의 힘이 너무 커졌습니다. 이번 장부위원장 사건을 보며 전 그걸 깨달았습니다. 유진우도 그에게 잡혀 지금 지하 감방에 있는데 아무래도 내놓는 것이,,,”
“황병시라,,, 그가 정녕 끝까지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가?”
김정은이 딴청을 부리는 바람에 김원흥은 말을 끊고 그를 올려다보다가 급히 대답한다.
“무슨 다른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정말 이젠 내가 마음 놓고 믿을 사람이 몇이 없는 것 같아. 문제는 조직지도부인데,,, 아무래도 현심처럼 싹 쓸어버려야겠어. 조연진, 김경욱 그 자들이 난 늘 꺼림칙하거든”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드셨습니까?”
“몰라서 묻나. 지금껏 내 의지대로 진행된 게 없지 않은가?”
“원수동지. 수령이 직접 나서서 무언가 도모하는 일은 없는 줄 압니다. 그런 일은 밑에서 해야지요.”
“그렇긴 하지만 뭔가 꺼림칙해. 꼭 오줌을 맥주로 알고 마신 기분이거든 최용회도 어쩌면 로봇 같은 인물이 아닌지”
“예? 그건 무슨 말씀입니까?”
“나를 자극해 고모부를 제거한 것이 왠지 최용회, 그 자의 의지가 아닌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때가 되면 모두 밝혀지겠지요. 그 때를 마련하는 지름길이 바로 황병시를 총국장에 앉히는 일일 것입니다.”
김정은이 잠간 김원흥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원흥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웃으면서도 가늘게 좁혀진 눈길로 김정은을 바라보는 그의 입귀가 약간은 빈정거리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하나 김정은은 갑자기 벌어진 큰일과 방금 전 저지른 일의 후과로 하여 그런 섬세한 부하의 인상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어보였다. 아니 그럴 능력이 아직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가려는 듯 우뚝 일어서던 김정은이 뭔가 생각난 듯 김원흥에게 물었다.
“유진우를 통해 무언가 계획한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내가 알면 안 될까? 방금 말했지만 조연진이나 김경욱 같은 조직부 권력자들을 겨냥한 거라면 내가 전적으로 밀어주지.”
“감사합니다. 사실 보위부장권한으로 영도기관인 당권을 향해 뭔가를 행한다는 것은 조금은 무리지요. 당의 영도를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원수동지만 이 일에 동의하신다면,,,”
“말해 봐요. 서슴지 말고”
두 사람은 한식경이나 무언가 토의했다. 말은 김원흥이 하고 김정은은 그냥 듣기만 한다.
이따금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으로 보아 상대의 말을 충분이 수용한다는 뜻으로 보였다.
모의가 끝나고 나가면서 김정은이 한마디 한다.
“참 오늘 파티 장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여자애는 대체 누구요?”
“아, 네에 은하수 악단에 새로 들어 온 연주자입니다. 인물 좋고 음악 감각도 남달라서 오늘 파티에 참가하도록 조처했습니다.”
“그래 무척 야무져 보이데, 향기도 있고. 이름이 뭐요?”
“선우향이라고 합니다.”
김정은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출입문으로 돌아서자 김원흥도 따라 나갔다.
“난 오늘 원심관에서 자겠소. 며칠 동안 아무래도 거기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아무튼 얘기대로 권투를 바라오.”
“그래야지요. 명심하겠습니다. 큰일을 겪으셨는데 조용한 곳에서 노고를 좀 푸십시오. 원심관이라면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좋은 곳이라고 봅니다. 살펴 드리겠습니다.”
김정은이 떠나자 방에 들어 온 김원흥은 제꺽 수화기를 들었다.
“아, 단장인가? 선우향이란 여자 참 향기가 좋은 여자 같아,,, 그래? 좋아,,, 음, 곧 준비시켜 원심관으로 보내게.”
김원흥은 그런 지시를 내리고 허망한 듯 멍하니 앉아 천정을 바라본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여자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조직지도부를 쳐 부신다? 이거야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깨겠다는 어린애의 환상이 아니고 뭔가,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잠시 후 복도로 나온 그는 지하로 들어갔다. 지하 2층은 수감자들의 갇혀 있는 곳이다.
3층 심문실로 내려간 그는 당직을 불러 곧 유진우를 데려오게 했다.
머리를 박박 밀고 허름한 회색 수인복을 입은 유진우의 모습은 한 때 당당했던 책임부관으로서의 위풍은 한군데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강렬한 빛을 뿜는다.
그는 자기를 부른 것이 다른 누구도 아닌 국가안전보위부장이라는 사실에 얼핏 놀라는 듯싶었다.
“앉게”
김원흥은 나직한 목소리를 냈다. 무척 다정해 보이는 음성이다. 어쩌면 너는 아직 쓸모가 있어, 하는 뒷말이 섞인 표현 같기도 해 유진우는 긴 숨을 내쉬며 의자를 당겨 앉았다.
“불편하지는 않나?”
“견딜만합니다. 아직까지 깊은 조사는 없었으니까요.”
“지은 죄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나?”
순간 유진우의 눈이 알릴락 말락 재빠르게 돈다. 어떤 대답이 나오는가에 따라 생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감지한 눈빛이었다.
“흔히 있는 일 아닙니까, 필요하니까 체포했겠지요. 저는 어느 때든 조사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흔히 있는 일이라,”
김원흥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걷는다. 아마도 유진우의 대답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듯 보였다. 그가 다시 물었다.
“그럼 여기 한 번 들어오면 살아서 나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도 알고 있나?”
“글쎄요. 죽을죄를 지었으면 죽어야겠지요.”
유진우는 침착하게 여유까지 보인다. 그건 그의 입에 배인 얇은 미소가 잘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험 험 건기침을 떼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난 정계에 들어와 일하면서부터 목숨 따위에 연연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도 없었겠지요. 하실 말씀이 무엇입니까?”
“음,”
김원흥은 잠간 뜸을 들이고 나서 다시 앉았던 의자에 않는다. 그리고는 유심히 진우의 얼굴을 주시했다. 이미 말한 그의 진심을 파헤쳐 보려는 것처럼,
“하나만 묻지. 갈마반도기지에서의 사태를 왜 묻어 두었지?”
“그건 장부위원장이 부탁이 있어 그랬습니다.”
“그가 자네 직속상관이었던가?”
“그건 아닙니다만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이 더 유익할 것 같아 그랬지요.”
“그것이 목숨을 갖고 장난하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인가?”
“물론 생각했지요. 나로선 그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수령을 직접 모시고 있는 사람이 그처럼 중요한 모퉁이에서 다른 생각을 했다? 역시 자넨 죽어야 할 사람이구만. 난 그래도 자넬 살릴 수 있는 방도가 없을까 생각 중이었는데 말이야”
“고맙습니다만 이미 전 죽을 수밖에 없는 목숨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른 할 말은 없나?”
“있습니다.”
“뭔가?”
김원흥의 짓궂은 눈길 앞에서도 유진우는 조금도 주저 없이 말을 한다.
“아마 그때 갈마반도에서 있은 사실을 내가 원수동지께 그대로 보고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까요. 보위사령부내에도 장승택 측근이 수없이 많지 않습니까? 인민 무력부내의 측근들은 또 어찌하고요. 그때 당시는 원수동지가 장부위원장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아마 내부전쟁이 일어났을 지도 모릅니다. 나는 시기상조라고 보았습니다. 일이 터졌다면 아마 보위부장도 지금 쯤 저승을 헤맬지도 모르고요.”
김원흥은 이윽히 유진우를 바라본다.
“나 뿐이 아닌 자네 목숨도 하늘로 날아났겠지. 살려고 그리했다? 맞는가?”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갑자기 김원흥은 큰소리로 껄껄 웃었다.
“그래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돼. 이제 어떻게 할 셈인가?”
“예에?”
“내보내 주면 말이지.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 텐가?”
“글쎄요 그건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만”
“상층부에서 내로라 활개 치던 고위 공직자가 어디 가서 뭘 해 먹지? 지금 바깥세상은 식량부족으로 사람까지 잡아먹는 생지옥으로 변했네. 알고는 있나?”
“살려만 준다면야 아직 젊은데 설마 굶어죽기야 하겠습니까? 정말 저를 살려주실 겁니까?”
“그래 살려 주겠네. 단 조건이 있네.”
“어떤,,,”
두 사람은 한동안 낮은 소리로 말을 주고받았다. 다음 날 유진우는 국가보위부로 이송됐다. 아마도 살아서 중이동 아지트를 빠져 나온 사람으로는 유진우가 최초였을 것이다.
그날 오후 쯤 보위부 청사에서 나와 김정은이 있는 원심관으로 찾아 가는 유진우의 얼굴엔 깊은 고뇌가 어려 있었다. 차도 타지 않고 터벌터벌 걷던 그는 길옆에 있는 대중 공원에 들어가 담배를 피우며 또 무엇인가 생각했다. 공원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바닥에 퍼더버리고 앉아 나무 꼬챙이로 둥근 원을 그었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원이 보존되자면 그어 놓은 금이 든든해야겠지? 그런데 난 아직 그런 든든한 보호 금이 없지 않은가, 김원흥을 믿고?)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다시 세상 빛을 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해야 했지만 그는 왜? 하는 질문을 먼저 해야 했다. 시원한 대답이 없다면 이건 죽이려고 쳐 놓은 원 안에 되레 그 자신이 갇혀버린 꼴이 된다. 든든한 금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장승택마저 그 꼴이 된 이 마당에 과연 그런 금이 있을 거냐는 회오감도 든다.
한식경나마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골몰하던 그는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애초 그런 금 따위에 집착한 것부터가 인생의 착오였다. 장승택을 인물로 믿고 그를 따른 것이 결국 죽음의 함정에 선참 발을 들인 것과 무엇이 달랐던가,
그럼에도 지금 자유의 몸으로 대지를 활보하는 것은 전적으로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나름 생각했다.
잠시 후 그는 담배 불을 끄며 우뚝 일어섰다. 택시를 불러 타고 원심관이 있는 교외로 달렸다. 이러저러한 타산보다 직접 부딪쳐 봐야 알 일임을 문득 깨달은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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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3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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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리뷰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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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이미지  사이비   ( 2014-12-03 )    수정   삭제 찬성 : 6 반대 : 8

저질작품, 유치극치,

이모티콘 이미지  ekocibote   ( 2014-12-03 )    수정   삭제 찬성 : 7 반대 : 10

정말 재밋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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