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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포커스 칼럼

북한의 미사일을 불발탄으로 만들자면

글 | 장진성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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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엔안보리를 위반하고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동창리 미사일의 경우 어느 때보다 목적이 분명하다. 지난 3월 1일부터 시작된 사상최대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에 대한 반발이자 무력시위다.
 
최빈국의 북한 상황에서는 한미연합훈련 대응방안으로 미사일 발사가 가장 효과적이다. 막대한 군 보급물자와 연유, 군사인력을 단 기간 내 집중적으로 소진하면 년 중 북한군의 정상적 유지가 불가능하다. 그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민을 동원하고 외화를 충당하는 후속조치까지 이어지다 나면 주민불만이 커지는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다.
 
북한 정권이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거의 애결하다시피 계속적으로 요구하는 이유도 엄청난 체제 소모를 감출 여력이 안 돼서이다. 미사일 대응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북한군의 동원력을 최소한하면서도 과시력은 극대화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무력시위 이벤트이다.
 
외부세계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그 포물선의 외교방향에 촉각을 세우는데 이는 북한 정권의 내부 작동원리를 잘 몰라서이다. 북한의 미사일들은 외부용보다 그 계산에 둔감한 체제유지 결집세력의 내부용 독점물이다. 즉 수령주의 특권 그룹인 당 조직지도부가 북한 군부를 빈틈없이 장악 통제하고, 오직 수령주의 무기로만 활용하는 전략적 과정의 과시물이다.
 
북한군의 대표자가 전시행정 책임자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인 것만 봐도 당에 대한 군의 구속력이 직관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이번 미사일 도발도 국제사회는 물론 자국의 정상외교에도 사실 반하는 행위이다. 중국정부는 한국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반발하여 북한 외무성의 리길성 부상을 모처럼 극진히 환대해 주었다.
 
북한으로서는 가뜩이나 김정남 암살로 궁지에 몰린 형국에서 한중갈등이 외교 및 물질적 혜택의 큰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도 북중 외무성이 혈맹강조를 다짐한 직후 바로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한국의 사드배치를 향해 북한 미사일들이 솟구쳤다.
 
국가외교 위에 수령주의 외교, 국가경제 위에 수령주의 이익을 둔 수령주의 체제의 폐쇄적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국가안보보다 수령주의 안보만을 계산하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그 어떤 경우라도 멈추지 않는 비정상적인 북한이다.
 
그런데도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일반 국가개념에서 북한을 다스리면 수령주의 과정으로서의 북한 미사일은 계속 오르고, 계속 진화될 것이다. 외교적 고립, 군수산업 출입구 차단, 개인과 기관제재와 같은 물리적 방식에만 의존하는 대북제재는 정권기능과 수단에 일시적으로 피해를 줄 뿐이다. 더구나 중국의 대북지원 창구가 열려있는 한 수령주의 이념체제인 북한 정권에 대한 본질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
 
가장 적중한 방안은 대북제재의 모든 논리와 과녁을 수령주의제재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수령주의의 침해는 곧 시스템의 침해이자 권력 명분과 질서의 균열이다. 권력도, 경제도, 심지어 문화까지 수령주의에 뿌리를 둔 북한체제 특성상 그 심리적 파괴력은 물질적 제재에 비교할 수 없이 크다. 또 외부세계로부터 멸시당하는 3대 세습의 허위가 내부로 확산되면 체제심리 기반도 위협받아 북한은 안팎으로 공격받는 수령주의 방어에 쫓길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북핵실험 대응으로 대북방송을 전개하자 북한 정권이 “최고존엄”훼손을 운운하며 전쟁까지 선언한 전례만 봐도 잘 알 수가 있다. 일본의 경우로 설명한다면 납치피해도 수령주의와 직결시킬 수 있다.
 
만약 일본 정부가 당시 납치범죄의 책임적 위치에 있던 김정일을 주범으로 규정하고, 조총련에 초상화를 걸지 못하게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한은 그 정치적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처음에는 납치협상 전면금지 카드를 꺼내겠지만 조총련의 정상적 업무가 걸려있어 스스로 전향적인 대안을 들고 재협상에 나오게 될 것이다. 국제사회가 김정은을 ICC에 전범으로 회부하던가, 하다못해 모든 사치품들을 단순 제재가 아닌 수령제재 품목으로 명시만 해도 북한에 전달되는 그 작은 어감의 온도차는 엄청나다.
 
그깟 수령주의 이념 보호를 위해 내부 체력을 과도하게 소모하는 수령이익 체제의 약점은 파면 팔수록 무궁무진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불발탄으로 만들자면 그 동력인 수령주의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제재로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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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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