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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초의 SF영화가 상영 금지된 사연

글 | 조승범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북한배우들과 영화제작중인 신상옥, 최은희 부부이미지
▲ 북한배우들과 영화제작중인 신상옥, 최은희 부부
북한 최초의 SF영화인 불가사리(1985)가 상영금지 처분을 받아 정작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00년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맞춰 국내에서 개봉해 많은 화제를 낳았던 것과 비교할 때 의외이다.

불가사리는 1978년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북됐던 고(故)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이다. 영화는 북한에서 1985년 공개됐다. 줄거리는 고려시대 핍박받는 백성들이 철을 먹는 전설의 괴수 '불가사리'를 앞세워 민중봉기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영화 '고질라'의 특수효과팀도 시각효과를 위해 참여해, 괴수 미니어쳐 효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이 1986년 북한을 탈출한 이후 북한 당국은 그가 북한에서 제작한 영화들의 상영을 금지시켰다. 신 감독의 탈북사건은 북한사회의 동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획기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 감독과 그의 부인인 영화배우 최은희씨는 김정일이 직접 챙겼을만큼 북한 문화예술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탈북자 최모씨는 "80년대 당시 북한에서 신 감독의 프로덕션인 '신필름'이라고 하면 모르는 이가 없었다”며 북한에서 신 감독과 그의 영화제작프로덕션인 '신필름'의 북한 내 위상에 대해 뒷받침했다.

신 감독이 북한에서 연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총17편의 영화 중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는 1984년 카를로비바리 영화제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 영화 '소금(1985)'은 1985년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에서 그의 부인이자 영화배우였던 최은희씨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신상옥씨와 최은희 부부는 납북된지 8년만인 198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감시원들의 눈을 피해 탈출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북한 사회의 동요를 막기 위해, 신필름 프로덕션의 작품들을 모두 상영 금지시켰다.

보위부 출신 탈북자인 강씨는 불가사리가 오래 전 북한에서 상영이 금지됐다는 이야기에 대해 "자신도 그 소식을 들었다"며 "불가사리가 원래 사상성이 (다른 북한 영화에 비교해) 떨어지는 영화였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강씨의 말은 신 감독의 작품들이 당시 북한에서 영화 이상의 정치적 파급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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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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